반짝다큐페스티발 2023.03.24(금) ~ 03.26(일) 인디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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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초점 
나의 노래: 메아리
시놉시스
창립 40주년을 맞은 ‘메아리’는 70년대 후반 포크 음악에서 시작해 80년대 독재에 저항하기 위한 민중가요, 90년대 이후 밴드 음악을 만들고 불러온 서울대학교 노래 동아리이다. 포크와 노래운동에 평생을 바쳐온 선배들과 대학생으로서 청춘을 노래하는 밴드동아리 메아리 사이의 40년은 한국의 현대사이자 진보적 음악운동의 역사이다.
연출의도
메아리의 노래를 다시 꺼낸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키기 위해 사람들이 광장에 모이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목청껏 불렀던 민중가요들은 지금도 파업 현장에서 불려지고 있지만 멀리 전파될 이유를 찾지 못하고, 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보다 음악적인 요소들로 가득한 노래들이 이미 우리 주변에 넘쳐나고 있었다. 위로와 즐거움 대신 높은 위치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채찍질하고 그곳을 바라보게 만들었던 노래들이 생각났고, 목적이 희미해진 이 노래들과 지난 시간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혹은 ‘우리’의 노력, 살아남은 일에 대한 작은 격려를 보내기 위함이기도 하다.
프로그램노트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의 역사를 담은 영화. 영화는 메아리 40주년 공연에서 시작한다. 공연의 외피를 두른 영화는 음악이 좋아서 팝송과 포크송을 부르는 모임에서 시대의 부름에 따라 민중가요를 부르던 동아리로, 그리고 최근 인디밴드로 다채로운 정체성을 가진 메아리를 훓어 간다. 메아리 멤버들의 세대별 인터뷰와 당대 기록 영상으로 구성된 영화는 노래패 메아리의 역사에 머물고 있지 않다. 메아리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다루어내면서, 정치와 예술의 관계를 흥미롭게 짚어간다. 유미적 예술관에서 도구로서 예술관 사이를 넘나드는 속에서 시대의 사생아로 메아리는 존재했던 것이다. “예술은 혁명의 무기이지만, 무기도 예술적이어야 한다.”는 메아리 멤버의 말은 오늘날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영화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노래 – 메아리>는 그 자체로도 정치와 예술의 경계를 유연하고 세련되게 담아낸다. 가장 눈에 뛰는 점은 현재와 과거를 엮어내고 접속하는 “빈곤한 이미지”에 있다. 흑백의 뭉개진 이미지가 80년대 비디오의 질감과 지금의 디지털 영상의 질감을 따로 또 같이 담아내면서 메아리의 노래와 정신을 스며들게 하고 있다. 영화는 빈곤한 이미지와 당대 음악의 아이콘 카세트테잎을 통해 역사를 유령처럼 살아있게 한다. 아니 부활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메아리라는 노래패 제목과 영화의 영문제목 re-sound가 의미심장하다.
영화연구자
이승민
감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