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다큐멘터리 신진작가 제작지원 프로젝트 [인디다큐 새 얼굴 찾기 ‘봄’](이하 봄프로젝트)에 참여해주신 신진작가 여러분께 감사를 전합니다.
올해 봄프로젝트에는 총 21편의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 다양한 주제와 형식적 실험을 갖춘 개성 강한 작품이 많았고 이에 선정하는 과정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지원한 작품 중에서는 작가 개인의 경험과 주변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된 작업이 많았습니다. 영화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성찰에만 머무르지 않고 주제를 다듬고 확장하며 고유한 서사를 엮어가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내외국의 여러 지역에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작가들의 행보를 배우고 알아갈 수 있던 선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불안정과 불확실한 미래를 우리가 모두 함께 경험하고 있는 이 시기에 중심을 잃지 않고 지속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작가들의 모습이 고무적이었습니다. 이 새로운 현실의 조건을 본격적으로 영화에 담고자 하는 작업을 만날 수 있었던 한편, 이로 인해 제작이 난관에 부딪힌 작업도 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고립된 신진작가들에게 봄프로젝트가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선정 과정에 임했고, 1차 서류심사를 통해 만나게 된 7편의 프로젝트를 2차 면접을 통해 조금 더 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3편의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질문은 ‘이 작업에 봄프로젝트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였습니다. 튜터링과 워크숍 등 봄프로젝트에서 지원하게 될 자원이 프로젝트의 완성 과정에 필요한 이유가 조금 더 선명히 드러나는 작업을 선정하게 된 이유입니다. 흥미로운 주제와 형식의 작업이 많았던 만큼 주제와 내용 구성의 연결성에 대해 사유하고 있는지,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이나 구성의 완성도 보다는 함께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덮어놓고 파당보민>은 제주도의 난개발을 반대하는 딸과 중장비 운전사인 아버지의 관계를 다루며 영화를 매개로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프로젝트 제작과정 동안 어떻게 변화할지 또 그 변화가 어떻게 영화에 그려질지 기대되는 작업입니다. <어쩌다 활동가>는 연대자로서 평범한 삶을 살던 한 여성이 활동가라는 정체성을 갖게 되는 과정을 담은 프로젝트입니다. 오랜 기간 딸의 관점으로 지켜보던 작가는 개인의 선의로 이루어지는 액티비즘의 한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이제 영화의 주인공이자 여성 활동가로서 어머니를 보는 관점이 더해지며 독특한 여성 서사를 기대하게 합니다. <이상한 나라를 찾아서>는 작가를 포함한 여성 조현병 당사자들의 개인사가 교차하는 지점이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되는 작업으로 구술사 연구 과정에서 채록한 다양한 시청각적 요소의 조합과 구성의 실험을 통해 조현병 당사자의 세계가 영화로 소통되기를 기대합니다.
완성이 기대되는 작업이 많았기에 면접을 통한 작가들과 만남은 각각의 프로젝트가 마주한 문제들을 자유롭게 논의하고 의견을 나누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함께 나누었던 고민이 작품을 지속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전환점이 되었기를 바라며 아쉽게도 선정 기회를 얻지 못한 작품들과 작가들께 지지와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또한 올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신진작가들의 작품과 내년 봄 인디다큐페스티발을 통해 소개될 세 편의 작품도 곧 만날 날을 고대하며 응원하겠습니다.
_ 인디다큐페스티발20 [인디다큐 새 얼굴 찾기 ‘봄’] 선정위원회
김성은 (2020 <인디다큐 새 얼굴 찾기 ‘봄’> 튜터, <스물다섯번째 시간> 연출)
김송이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창작지원실)
김수목 (인디다큐페스티발2020 집행위원)
이병기 (2015 <인디다큐 새 얼굴 찾기 ‘봄’> 제작지원작 <같이> 연출)
이창민 (2020 <인디다큐 새 얼굴 찾기 ‘봄’> 튜터, <어느 사진가의 기억>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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